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약 3분

영어 전공자인데 미드가 안 들려서 직접 앱을 만들었습니다

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지금도 영어 관련 일로 먹고삽니다. 그런데 부끄럽게도 넷플릭스나 영화를 볼 때는 여전히 안 들리는 게 많습니다. 유학을 안 다녀와서 그런가 싶다가도 국내파 중에도 해외파 못지않게 잘하는 분들이 워낙 많으니 핑계가 되지는 않았습니다.

왜 유독 미드만 안 들릴까

가만히 분석해 보니 제가 좋아하고 익숙한 주제의 팟캐스트나 유튜브 채널은 비교적 수월하게 들렸습니다. 유독 영화와 드라마가 안 들리는 이유는 결국 그런 콘텐츠, 즉 구어체와 대중문화에 대한 노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닿았습니다. 생각해 보면 저는 영어권 대중문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. 넷플릭스보다 구글 I/O 키노트를 더 재미있어하는 쪽이라서요.

미드나 영화 리스닝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.

  1. 연음과 빠른 속도
  2. 슬랭과 원어민식 구어체 표현

무작정 보기는 효율이 낮다

영상을 무작정 보는 건 학습 효율이 너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. 러닝타임에 비해 대사량이 많지 않은 구간도 있고 화면이라는 시각 정보 때문에 다 알아들었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.

그래서 “짧은 시간에 구어체로 빠르게 많이 말하면서도 재미있는 콘텐츠”를 찾다 보니 토크쇼로 좁혀졌습니다. 지미 팰런 쇼 같은 프로그램은 유튜브에 소스가 많고 질 좋은 영어 자막도 잘 붙어 있습니다. 친근한 배우나 가수가 나온 에피소드를 골라 이렇게 연습했습니다.

자막 없이 듣기 → 자막 켜고 확인 → 안 들리는 구간 반복

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.

문제는 도구였다

다만 과정이 너무 번잡했습니다. 유튜브 앱에서 안 들리는 구간을 손으로 되감고,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번역 앱을 따로 켜서 물어보고, 노트 앱에 받아 적고. 앱 세 개를 오가는 사이에 공부 흐름이 자꾸 끊겼습니다.

결국 이 과정을 한 앱 안에서 끝내려고 직접 만들었습니다.

그래서 만든 앱, 돌림(Dollim)

유튜브 iframe 자막을 가져와 iOS 네이티브 오버레이로 입히는 방식을 썼습니다. 아주 미세한 딜레이가 생기는 대신 자막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자막을 터치해 바로 번역하거나 단어장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. 재생 속도는 0.5×까지 늦춰도 음정이 그대로라 흘려듣던 연음이 또렷이 들립니다. 구간 반복 UI는 제가 매일 직접 공부하면서 가장 편한 방식으로 계속 다듬고 있습니다. 지금은 유튜브뿐 아니라 기기에 있는 영상 파일도 같은 방식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.

앱은 소개 페이지나 앱스토어에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. 뭐부터 들을지 막막하다면 공식 자막이 달린 영상만 골라 둔 추천 학습 영상에서 시작해 보세요.

아무쪼록 저처럼 영어 리스닝을 잡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. 저는 정말로 죽기 전에 영어를 한국어 듣듯 편하게 들어보는 게 소원입니다.

직접 공부하면서 쓰려고 만든 앱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그만큼 매일 다듬고 있습니다. 불편한 점이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support@hyunsanglabs.com으로 보내주세요. 큰 힘이 됩니다.


이 글은 클리앙에 올렸던 후기를 다듬은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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